박물관 소개

한상수자수박물관은 2005년도 북촌한옥마을에서 ‘서울시 제20호 등록 사립박물관’으로 문을 열고 ,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체계적인 관리에 의거해 초대 국가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기능보유자 한상수의 주요작품과 국내외 관련자료를 보존, 수집, 전시, 연구, 교류하는 전문 박물관이다.

본 박물관에서는 인류문명의 시작과 발걸음을 같이 한 자수공예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다양한 민족과 사회의 자수문화유산을 연결, 교류하며, 미래 세대가 자수문화유산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지원함으로서 공동체의 역사문화 인식을 함양하고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일익한다.

매년 주제별로 특별전시를 기획하여 자수의 올바른 계승과 창조적 발전을 도모하고 자수예술의 고품격 심미 향유를 통한 국민의 여가, 건강한 삶에 기여하고자 한다. 부설 <한국수림원자수연구소-1963년>, <만덕기념관-1977년>, <고대섬유복식과기연-1996년>에서는 자수, 직물, 복식의 복원 및 연구개발과 함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국내외 박물관, 연구기관과 전시, 교류하며 동시대 문화산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있다.

수림 한상수 繡林 韓尙洙 1932~2016

한상수는 고대 한국자수의 연구 분야를 일구고 전문 장인에 의한 미술공예임을 알렸으며, 예술의 반열에 오른 역대의 작품들을 복원하여 남겼다.
서울문리사대 재학 무렵인 1952년부터 연 4회의 국전 입선과 10여회의 개인전으로 왕성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1963년도에 ‘수림원-한국수공예학원’을 세워 자수공예 1인 1기를 실천했다.
또한 노동청 공인의 직업훈련소를 인증받고 천여 명의 인력을 배출했다.

70년대 초반 근대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흩어져버린 우리 자수 유물을 모아, 옛 자수의 공예기술을 연구하면서 ‘전통자수’라는 새 장르를 개척하고 30여 회의 개인전과 연구저술을 발간하였다. 그 시절 이미 조선시대 자수의 명맥이 끊긴 궁중 자수와 불교 자수를 복원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4년도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의 첫 기능보유자로 문화재청에 등록되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통자수의 명칭은 그가 시대별로 존재하였던 자수품을 고증하여 수무늬 결의 형태를 본 따 지은 이름들이다. 예로써, 선사시대의 자수침법이 사슬모양 같은 ‘사슬수’, 7세기 초 백제의 ‘이음메꿈수’와 징검돌 놓듯 금은실을 일정하게 징거 주는 ‘징검수’, 그리고 10세기 고려시대의 둥근 고리모양 같다고 해서 지은 ‘고리수’, 조선 중기 남자 장인이 수놓은 안주지역의 자수품에서 돗자리 무늬결 같다고 해서 지은 ‘자리수’, 그밖에도 ‘느낌수(터치), ‘새김수(아프리케)’, ‘올림수(진주,옥구슬)’ 등을 남겼다.
그는 고대자수의 연구와 복원 뿐만 아니라 동시대의 다른 미술, 공예와 접목한 새로운 자수 양식도 끊임없이 시도해서 “사의寫意자수”, “부조浮彫자수”, “직수織繡”를 창시하고 장르를 넘어선 다양한 신작들을 발표했다. 2002년 6월 27일 워싱턴에서 열린 <품위와 꿈의 실크 한상수 자수전>에서 워싱턴 포스트지는 자수가 마치 조각으로 봐도 좋을 만큼 수놓았다는 호평 기사를 내기도 했다.
대표작으로 30년간의 연구 끝에 장녀 김영란 박사가 연구 제작한 자색능문라지紫色菱紋羅地 바탕천에 수놓은 천수국수장天壽國繡帳(고구려 백제 신라의 장인들이 만든 일본국보)를 위시해 자수 고려수월관음도, 자수 궁중봉황도, 자수 책거리, 직수織繡 적의, 자수부금 활옷, 자수 괘불과 60년대 초기의 비파, 일생, 환희 등이 있다. 저서는 자수의 역사와 문양, 기법과 용어를 정리하고 펴낸 기본자수(72년), 기본인형(72년), 이조자수(74년), 흉배(76년), 수불(83년)이 있다. 그리고 한상수자수박물관에서 발간한 매년 2회 기획전 도록에서도 그의 자료와 연구 행보를 알 수 있다.
수림 한상수 선생이 제창한 <매운 솜씨, 고운 손길, 기쁜 마음>은 자수예술의 정체성과 인문정신을 그대로 보여준다. 2016년 4월 국가무형문화재 정기 공개행사까지 그동안 해외 8개국 초대전과 총 50여 회에 이르는 전시 성과는 ‘한상수자수’가 반세기를 지나 3대를 이은 가업으로 어제와 오늘을 잇고, 미래 세대에게 한국자수문화유산의 소중한 가치와 다양한 예술문화의 이해를 도모함으로써 국가와 사회의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초석을 마련했다

한국자수의 미

자수는 실과 바늘로 여러 침법을 활용하여 형태와 색상, 그리고 질감이 살아있는 조형을 만든다. 주로 편물이나 직물의 바탕에서 도안의 모양 따라 색실로 수놓는 자수공예는 간편한 도구의 사용과 소재의 무한한 선택, 그리고 문양 및 배색의 자유로운 표현으로 뛰어난 예술성을 지니고 있다.
한국자수의 역사는 선사시대부터 패각, 구슬, 가죽, 줄기섬유 등의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여 풍부한 수무늬를 장식하였다. 무려 4만 5천년 전의 가는 뼈바늘이 그 사실을 증명하며, 신석기의 옥구슬 올림수와 고조선의 누에실 사슬수 등은 한국자수가 수천 년 역사의 터널 속을 지나 가꾸어 온 예술 정취와 문화 정서를 담아 아름답고 섬세한 작품으로 남기며 오늘까지 지속된 뛰어난 공예미술을 알려준다. 고대의 자수장인들은 한 올의 실을 모아 셀 수 없을 만큼의 반복으로 조형을 이루는 고단한 작업을 통해 빛나는 광채로 보상받은 수무늬 결의 굽이치는 조형미를 탐구했다. 그야말로 형형색색의 자수조형은 한계를 뛰어넘어 순화된 극기의 체현이자 자유로운 해방의 정신이다.

전통사회에서 자수가 여성의 수련과 덕목의 하나로 추앙되며 회화, 서예와 동등한 예술적 지위를 누렸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 인현 왕후의 신선인물수도나 고구려, 백제, 신리인들이 대거 참여해 제작한 일본국보 천수국수장은 지금까지 세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도 한상수 자수장이 남긴 훌륭한 작품 아래 감탄사를 내두르지 않는가? 자수품이 일상생활의 공예품으로도 완상용도의 미술품으로도 소장되는 것은 그만큼 자수가 오랜 역사 속에 축적된 깊은 예술성을 담고 있음을 대변한다.

자수는 색을 물들이지 않고 칠하지 않고 한 올마다 색을 담은 빛으로 실 올 사이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빛내주는 특유의 문채를 지녔기 때문에 수무늬 결의 질감이 주는 따뜻한 인문적 서정미가 배어나 깊은 심미 예술적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수틀을 곁에 두면 내면의 나와 마주할 수 있다. 수놓는 행위는 한 올과 한 땀이 축적된 시간을 따라 정신이 한 곳으로 모이고 마음이 고요해지며 성찰의 기쁨이 다가오는 침묵의 선물과도 같다.
동시대적 안목으로 한걸음 나아가 자유로운 창작과 올바른 계승을 이을 때 한국자수의 발전은 무한하리라 기대한다.

김영란의 ‘자수미학’ 중에서

부설

수림원 자수연구소SURIMWON

수림원 자수연구소는 1963년 한국수공예학원을 시작으로 전수교육, 전시출판, 작품보급을 위해 설립되었다. 특히 우리나라 자수의 원형을 찾아 수집하여 소장한 자수관련의 유물 자료를 분류하고 전통 공예기술을 복원함으로 한국자수의 변천사를 조명하고 나아가 실제로 현대 생활에 접목되는 실용공예의 한 분야로 정립되는 방향을 지향하고 있다.

고대섬유복식과기연 IATD

1996년도 고대방직과학기술사연구소로 시작하여 고대의 직물, 편물, 자수, 인염에 관한 공예기술을 밝히고 이를 전승하고자 설립되었다. 그동안 경금, 소라, 문단, 직금단, 금직, 문라 등의 상고대 직물을 복원하였다. 고고학 유물의 탐방과 더불어 조사 분석 연구 및 신 디자인 창출을 병행하고 섬유관련 유물의 보존관리와 더불어 복원제작에 주력하고 있다.

수림원 출판사

예술과 고고학, 박물관학, 전기 서적 및 전시도록 전문출판.
<기본 인형>, <기본 자수>, <이조 자수>, <수불>, <흉배>의 재판과 <중국 방직공예품의 전통기술과 미학> 출판함.